평일에도 주말에도 간판을 환히 밝히고 있는 식당이 있다. 함양군 수동면사무소 건너편에 위치한 ‘수마루’ 식당은 커피숍과 나란히 운영된다. 식당입구 “독거 어르신에게 수마루 식당에서 전 메뉴 무료 식사를 드립니다(식당 운영할 때까지)”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수마루 식당은 박차우·장미숙 부..
한 해가 시작되고 그해 첫 농산물로 수확되는 것, 고로쇠 수액이다. 봄꽃이 피기 전, 봄나물이 쏟아지기 전, 채취하는 고로쇠 수액이 자연이 주는 올해의 첫 농산물인 셈이다. 고로쇠를 맛있게 먹으려면 일단 온돌방을 찾아가야 한다. 고로쇠는 한꺼번에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뜨끈한 방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
함양군민의 발이 되어주는 대중교통 (주)함양지리산고속 버스가 갑자기 멈춘다면 어떻게 될까. 이런 아찔한 상황은 상상도 하기 싫어할 사람, (주)함양지리산고속 기술상무 신범철씨다. 승객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며 50여대의 차량을 관리하는 신범철씨는 365일 24시간이 긴장의 연속이다. “자다가도 뛰쳐나..
알고 있는 모든 식상한 단어를 끌어 모아 표현해 주고 싶은 그녀가 생겼다. ‘격 떨어지는 우아함’, ‘능글맞은 상큼함’, ‘폭소를 쏟아내는 유쾌함’ 반전의 매력을 뽐내는 그녀에게 꼭 맞는 수식어를 찾기 힘들다. 아니 넘친다.그녀와의 첫 만남은 함양경찰서 옆에 있던 사무실, 정규옥법무사사무소에서다.서류더..
2015년 연일 계속되는 비와 이상고온 현상으로 박피감에 곰팡이가 피거나 감빠짐 등으로 함양 곶감농가의 피해가 속출했던 적이 있다. 그 와중에 피해를 최소화하여 감이 튼튼하게 잘 매달려 건조시켜 곶감을 생산해 낸 농가가 있었으니 함양군 지곡면 오복곶농원 정문현(50)씨의 곶감이다. 2011년부터 곶감농사를 ..
“그 일을 겪은 것이 열 두 살 때인데... 내가 산 세월을 어찌 다 말할꼬, 참말로 힘들었지” 수동면 도북마을희생자 합동묘지 앞에 서서 마을을 바라보며 70여년 세월을 떠올려 보는 함양군양민학살희생자유족회 차용현(85) 회장. 그의 기억이 어머니와 도북마을 뒷산을 넘어 홍역으로 잃은 막내 동생을 묻고 왔던 ..
미슐랭 셰프들이 선택하였으며, 인도 5성급호텔에서 사용하고, 미국에 수출되고 있으며, 우리나라 최고급 레스토랑에서도 구입하고, 인플루언서와 협업하여 판매되고 있는 것, 채연가 제품들이다. 채연가는 함양군 병곡면에 연고를 둔 회사다. 사과식초를 베이스로 발효식품뿐만 아니라 다양한 가공식품을 개발, 생산하고 ..
예쁜 과일이 맛도 좋다는 공식을 깨고 못생겨도 맛있는 과일 딸기. 바깥 날씨는 차갑고 열매는 천천히 더디게 자란다. 가지에 오래도록 매달려 빨갛게 익어 수확할 때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 딸기는 세상의 새콤달콤함을 전부 가졌다. 딸기가 가장 딸기다운 때, 수확이 이제 막 시작된 지금이다. 함양군 지곡면에서 ..
‘어탕하면 함양집’ 등식이 성립한지는 이미 오래다. 함양 사람들 대부분은 어탕이 생각나면 함양집으로 향한다. 어탕맛집으로 소문난 이곳은 타 지역 사람들에게도 줄서서 먹는 식당으로 알려져 있다. 함양집 어탕은 민물생선을 푹 끓여 진한 맛이 나는데다 비린 맛을 잡아 담백하고 깔끔하다. 함양집 오순덕(64)..
“함양군민 누구나 하고 싶은 운동을 하고 여가를 즐기며 건강한 삶을 살도록 함양군체육회가 기반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초대민선 함양군체육회 송경열(70) 회장은 이 같은 목표를 세우고 누구보다 이른 하루를 시작한다. 체육인 출신이 아닌 송 회장이 함양군체육회와 인연을 맺은 것은 상임부회장을 맡으면서다..
마천면 외마마을 이장을 맡으면서 토종벌을 사육하고 있는 변계철(63세)씨. 변계철씨의 토종벌 농장은 지리산 천왕봉이 마주 보이는 해발 600미터 고지에 있다. 그야말로 이곳은 청정지역, 주위에 농사짓는 곳도 없어 농약 피해를 입을 일도 없다. 변계철씨는 현재 70통의 벌을 키우고 있다. 낭충봉아부패병이 발생..
아직 끼니를 해결하지 못한 승객이 급하게 식당 문을 연다. 목적지로 향하는 버스가 출발하기 30분 전이라는 손님의 눈동자가 메뉴판을 빠르게 훑고 지나간다. 간짜장을 시키려다 가장 빨리 나오는 짜장면을 주문한다. 늦은 점심이지만 든든하게 배를 채운 손님은 버스 시간에 맞춰 식당을 나선다. 그의 여행은 짜장..
TV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보면 잘 나가는 식당 하나가 골목을 살리는 것을 보게 될 때가 있다. 어둑어둑하고 침체돼 있던 골목이 사람들로 붐비고, 한 집이 잘되면서 옆집도 같이 잘되는 모습을 보면 흐뭇했다. 함양의 여러 골목 중 새로운 모습으로 발전되고 밝아지고 변화되길 기대했던 곳을 찾으라면 ..
홀로사시는 어르신들의 삶엔 순간순간 아쉬움이 들이닥칠 때가 많다. 전깃불이 나가거나 출입문이 삐거덕거리거나 씽크대에 물이 새거나. 그때마다 사람을 부를 수도 없고 그렇다고 직접 고칠 수도 없다. 그 불편함을 감수하고 그저 살아가야 한다. 지리산동네목수 박영민(47) 대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에..
함양군 서하면에 2년 만에 아이가 태어나는 경사스런 날이 있었다. 온 마을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태어난 아기가 올해로 벌써 두 살이 되었다. 서하면에 갓난아이의 울음소리를 퍼지게 했던 아이의 엄마가 박은미(42)씨다. 서울에 살던 박은미씨는 13살, 11살, 5살, 2살 아이를 둔 다둥이 엄마로 서하초등학교..
“누군가에게 조언하거나 선도할 때 사람들은 부처님 수준쯤 되지 않았으면 지적도 하지 말라고 한다. 너는 깨끗하냐는 소리다. 우리는 선생을 신이라 말하지 않는다. 먼저 낫다는 것이지 모든 게 낫다는 건 아니지 않나. 완벽한 사람만이 잘못을 지적하라고 강요한다면 누구도 말할 사람이 없다. 잘못을 하되 더 한 ..
‘우리나라 최초’라는 수식어를 단 기업이 함양에 있다. 산양삼을 이용한 가공제품을 세계로 수출한 우리나라 최초의 기업. 산림청·한국임업진흥원 주관 단기임산물수출발굴대회 금상, 농산물수출확대유공자 표창 등을 수상했으며 산양삼 개인1호공장, 함양산양삼특구1호 등으로 인정받는 기업 ‘농업회사법인 주식..
“우리는 지금 ‘취미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보다 ‘취미가 몇 개입니까?’라고 묻는 시대를 살고 있다”고 말하는 취미부자가 있다. 노래는 물론 사진, 악기, 국악까지 다재다능함을 숨길 수 없는 그는 전 행정전문가이자 예술인이다. 사단법인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함양지회 제5대 회장 강성갑(64)씨를 두..
맛집은 숨어있는 곳을 찾아가는 맛도 있다. 좁은 골목길을 비집고 들어가거나 외딴곳에 있어도 기꺼이 찾아내는 그 맛. 그런 의미로 함양대웅한우촌식당은 외형적으로도 맛집의 조건을 갖췄다. 지리산함양시장 가는 길 함양새마을금고 근처, 마천식육점(정육점) 옆 좁은 골목길은 지나치기 쉬우니 눈을 크게 떠야 한..
개인적으로 그녀를 처음 본 날은 원데이클래스에서다. 수를 놓아 행주를 만들었다. 처음 수를 놓았으니 행주 천의 꽃은 온통 울퉁불퉁했다. 투박하여도 꽃을 수놓은 그것을 행주로 쓰긴 아까워 며칠을 고민했던 기억이 난다. 시간이 흘러 백전면 그녀의 집에 차려진 ‘혜숙이네 자수제작소’를 방문했다. 어릴 때부..